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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17-04-04 09:38
[뭉치의 어퍼컷] “아파도 내 빚 갚고 죽어라” 업주의 본색
 WRITER : 운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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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womennews.co.kr/news/112906



생리 땐 솜 넣고 찬물로 씻어!”

수치스러움은 언제나 여성의 몫

업주 몰래 화장실서 밥 먹던 나날

“시키는대로 해!” 본색 드러내


▲ “그렇게 해서 빚은 언제 까고 돈은 언제 벌래”라는 후렴처럼 붙는 업주의 말은 ‘알아서’, ‘어떻게 해서든’ 팔리는 ‘몸’으로 나를 만들라는 얘기다. 사진은 서울시내 한 집장촌.   ©여성신문


업소에서 일하고 얼마의 시간이 지나면 나를 위해주는 척 하던 업주의 가식은 드문드문 사라지고 본격적인 본색이 드러난다. “무슨 짓을 하든”, “어떤 방법으로든” 돈만 벌면 된다는, “돈을 벌 수 있는 얼굴과 몸이 되라”는 요구는 직접적이고 집요해진다. 손님이 없거나 있어서, 매상이 적거나 많아서, 초이스가 안되거나 잘돼서, 내 몸은 늘 업주에겐 부족하고 또 부족했다.


“그렇게 해서 빚은 언제 까고 돈은 언제 벌래”라는 후렴처럼 붙는 업주의 말은 ‘알아서’, ‘어떻게 해서든’ 팔리는 ‘몸’으로서 나를 만들라는, 그러기엔 내가 늘 부족함을 의미했다. 나를 지정해서 찾는 손님이 없거나 방에서 튕기는 날이면 입에 담지 못할 말로 면박을 준다. 수치심은 여성들을 더 위축시키고, 더한 모욕을 당하기 싫어 스스로 자신의 몸과 시간을 산다. 나를 주눅 들게 만드는 업주의 말들은 고스란히 내게는 빚으로 돌아오고 업주에겐 매상이 되는 것이다. 하지만 이것도 반복되면 혼나기 일쑤다. 그럴 땐 고생할 것이 뻔해도 완전 진상, 외상 손님이라도 불러야 한다.


업소에서 일하면 위장병과 산부인과 질병은 일상이 된다. 낮과 밤이 구별되지 않는 업소에서 여성들은 항시대기조로 있고, 하루에도 몇 차례의 성매매를 하며 아프지 않은 것이 이상한 일이다. 업소에서 언니들은 “이런 일 하려면 아프면 안 된다. 업주만 좋은 일 시킨다”고 말한다. 병원 갈 때 시간비, 입원해도 결근비가 고스란히 여성의 빚이 되기에 아프려면 일한 걸 계산해주는 달마치고 아프라고 조언한다. 병원에 입원했던 친구는 업주의 “아파도 내 빚은 갚고 죽어라”는 말에 ‘도망’을 결심했다.


하지만 업주는 조바심 내지 않는다. “도망가도 된다. 어떻게든 찾으니까”라고 공언하고 며칠 뒤 도망간 여성은 업주의 손에 잡혀 온다. 그리고 보란 듯이 보복한다. 폭력을 행사하든 빚을 더 많이 늘리든 그것을 본 많은 여성들에게 도망간다는 건 상상조차 무서운 일이 된다. 당장에 잡히지 않는다 하더라도 여성들은 두려움과 공포로 이후의 삶에 늘 전전긍긍하게 되고 실제 많은 여성들이 주소조차 말소시키고 살아간다. 아이를 낳고 출생 신고조차 못한 여성들은 또 얼마나 많았던지 이게 아직도 진행 중인 우리들의 이야기다.


“솜 넣고 찬물로 씻고 해라!” 업주들은 생리 중에 성매매를 해야 할 때 “생리 중인 것을 절대 들키면 안 된다”며 구체적으로 알려준다. 들키는 경우 손님은 “재수 없다”며 2차비를 반환해 달라고 하고, 안 들킨다 하더라도 솜이 질에서 나오지 않아 병원에 가서 꺼내는 수치스러움 역시 여성의 몫이다. 사실 업소에 있을 때는 피임약을 지속적으로 먹어 생리를 아예 막아버린다. 몇 개월에 한 번씩 더 이상 막을 수 없을 때 약을 끊어서 한꺼번에 생리를 빼는데 이런 때조차 손님이 많다며 일하도록 요구하는 것이다.


“그 몸을 하고 먹을게 입으로 들어가냐!” 업소에서 먹는 일은 죄책감을 부르고 스스로를 혐오하게 만든다. 손님들의 노골적 품평과 욕설에 더해 업주들의 관리는 내 몸이 내 것이 아닌 현실을 온전히 받아들이게 만든다. 이제는 경험을 공유하는 뭉치 회원들과 업주가 오이만 주고 아무것도 못 먹게 했다거나 배가 너무 고파서 업주 몰래 화장실에서 밥을 먹었던 일들을 웃으며 이야기하지만 업주와 구매자를 위해 마음껏 먹을 수 있었던 단 두 가지, 다이어트약과 술뿐이었던 성매매업소에서의 나는, 여성들은 혐오와 모욕으로 늘 배가 불렀다.


손님들이 없고, 장사가 되지 않는 이유를 여성들에게서만 찾았던 업주들은 수많은 미신을 만들었다. 데리고 있는 여성이 돈을 받지 않고 성관계를 하면 그날 장사가 안 된다는 미신, 임신한 여성이 업소에 있을 경우 장사가 안 된다는 미신까지 업주들에겐 영업에 지장을 주는 모든 여성들의 행위가 불길하고 불행을 의미하는 것이다.


하루 이틀 장사가 안 될 경우엔 “오늘 손님 왜 이렇게 없어? 낮거리한 년 누구야?”라며 행적을 추궁한다. 또 임신 테스트기를 사오게 한 뒤 전체 아가씨들을 한명씩 화장실에서 테스트를 하게 하고 임신 유무를 확인하기도 했다. 만약 다른 남성과 돈 받지 않는 관계를 가지거나 임신을 하면 “너 때문에 장사 안됐으니 책임져라”, “액땜으로 보내야 한다”며 모든 테이블비와 술값을 내게 한다. 그래야만 나쁜 기운들이 사라지고, 다시 손님이 온다며 미신까지 동원해 여성들을 옭아매는 것이다. 진짜 더 슬픈 일은 그 안에 있을 때 그 미신들은 여성들에겐 의심조차 할 수 없는 믿음으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내가 그랬던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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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리 성매매경험당사자네트워크 ‘뭉치’ 운영위원
1433호 [W오피니언] (2017-03-28)